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이 잠깐 반짝하더니 벌써 상영관에서 내려가는 추세다. 원래 한참 상영할 때 왕십리 CGV에서 보려고 했는데, 다롱이가 부산 다녀온 뒤로 갑자기 감기에 걸리더니 골골대서 취소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꼭 보고싶다는 다롱이의 열성에 장애인석 괜찮은 곳을 앱으로 물색하다가, 겨우 메가박스 코엑스점이 장애인석이 맨 뒷자리길래 티켓을 예매했다.
삼성역
삼성역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지만, 삼성역에서 코엑스 쪽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이 리프트다. 리프트는 위험하기도 하고 울려퍼지는 즐거운 나의 집 멜로디도 듣기 싫어서 왠만하면 타지 않는데, 여기가 가장 가까운 길이고, 아니면 한참 돌아가야 해서 귀찮아서 리프트 탔다.
리프트 호출 버튼이 고장났는지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어서 계속 눌렀는데, 멀리서 빅이슈 판매하시는 선생님께서 보시고 안눌러지냐며 직원을 직접 불러다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인사를 꾸벅 했다. ㅠㅠ
암튼 여기만 잘 빠져나가면 코엑스니까... 그냥 참고 타는게 좋을지도. 추우니까. 겨울이니까.
우리는... 왜 연휴에 코엑스를 간걸까? 가자마자 대후회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정말 사람 구경하러 간 느낌이었다. 강남역 2호선에서 코엑스 메가박스 쪽으로 진입하는 동안 사람에 치여서 그만 질려버렸다. 기가 쭉- 빨렸다. 둘이서 집에 가고싶단 이야기를 해대며 인파를 뚫고 갔다.
영화 시작까진 두어시간 여유가 있어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는데 모든 식당에 줄이 있었다. 에이, 코엑스에 식당이 얼마나 많은데 모든 식당에 줄이 있냐고? 진짜다!! 줄 서기가 싫어서 대충 아무 거나 먹자고 돌아다녔는데 점점 줄이 길어지기만 할 뿐. 그래서 다급히 들어간 곳이 이곳이었다.
이천가든
속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한식을 먹었으면 했는데, 마침 좀 회전률이 좋아보이는 식당이 보여서 냉큼 줄을 섰다. 다행히 2인석이 빨리 빠져서, 앞 팀보다 빨리 들어갔다. 한 15분 정도 대기한듯?
입구 쪽에 2인석이 있어서 앉았는데 사람 지나가는 통로라 뒤로 조금 땡겨서 앉았다.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그에 비해서 음식은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나는 고추장 불고기를 시키고 싶었으나, 속에 자극적일 것 같아서 참고 그냥 기본을 시켰다. 다롱이는 고추장 삼겹살을 시켰다. 내 입에는 고추장 삼겹살이 더 맛있었는데, 다롱이 입에는 내 메뉴가 더 맛있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서로의 것이 더 맛있어 보이는 상황은 무엇이죠.
기본적으로 주문하면 계란, 콩나물(숙주?), 김치, 부추, 국물 무김치, 오징어젓갈, 고추와 쌈장은 나오는 것 같다. 솥밥에 밥을 앞 그릇에 옮겨 담고 따라나온 뜨거운 물을 솥에 부어 뚜껑을 닫아둔다. 맛있게 먹고 누룽지는 식후에 먹으면 깔끔- 쪼금 아쉬웠던 건 개인 취향일 것 같긴 한데, 반찬 담은 팬이 좀 더 뜨거워서 김치가 좀 구워지면 맛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흠. 또 어묵은 좀 아래가 눌은 걸 보면 첨엔 뜨겁게 나왔던건가 'ㅅ'a
무난무난했다. 오징어 젓갈은 다롱이가 안 먹어서 입이 심심한 내가 다 먹었다.
지하철이 연결된 지하 1층에서 메가박스쪽으로 쭉 들어가면 상영관이 바로 나온다. 매표소는 아래층이라 한 층 내려가야 하는데, 장애인 엘리베이터 위치 표시가 되어있다. 근데 엘리베이터가 너무 구석에 짱박혀있어서 굳이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전에 동대문 메가박스 갔을 때도 엘리베이터 못 찾아서 한참 헤매고, 구조가 엄청 헷갈리는데 스탭들도 적극적으로 알려주지 않아서 결국 영화 시작하고 들어갔던게 생각이 났는데... 여기도 이러네... 메가박스는 대체로 좀 이런가요? 장애인 고객 서비스가?
암튼 내려가서, 모바일 티켓 부스(B2)에 보여주면서 요거 다시 발권해야 하냐 물었더니 아니라고, 입장하는 곳에서 모바일 티켓 보여주고 입장하란다. 근데 내가 가는 장애인석은 윗층이라 B1층으로 다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장애인석이 윗층인데요? 했더니 당황하면서 일단 티켓 보여주고 올라가랬다. 근데 막상 올라가니까 11관 문 잠겨있고 직원도 없어서 거기 무슨 VIP들만 가는 카페? 같은데 문의했더니 거기 직원도 겁나 당황. 무전 한참 하더니 내려가서 열어주는데... 왜 이러는거에요... 장애인이 세상에 나 하나도 아니고 체계를 좀 갖춰주세요 메가박스...
암튼 발권하고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큰 스크린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재개봉 광고가 나와서 또... 설레버린. 태섭아... 보고싶구나. 1월에 다시 만나 (?)
암튼 시간이 돼서 뒷문으로 여차저차 입장했는데... 나 또 이런 장애인 객석은 처음 보네.
보시다시피 장애인객석이 맨 뒷줄로 표시되어 있어서, 당연히 뺄 수 있는 이동형 좌석인 줄 알았더니...
이동형 객석이 아니라 복도보다 한계단 낮은 좌석이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그 좌석이 내 좌석인데 휠체어 타고 어떻게 내려가요? =_=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복도에 대고 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신 죄송합니다 인사하게 만드는 상황. 게다가 딱 봐도 돈 안내고 들어온 사람이 휠체어석 뒷자리에 서 있길래, 비켜주세요 여기 제 자리임. 했더니 못알아듣고 자꾸 주변에 서있어서, 여기 제자리라고 확실히 얘기했더니 구석으로 가버림. 뭐야 대체...
암튼 휠체어러 분들은 코엑스 메가박스 컴포트 11관은 왠만하면 안 가시는 게 좋을 듯 하네요. 복도도 여유가 있지 않고 굉장히 좁은데 나야 뭐 다리가 짧아서 좀 덜하지만, 앞에 발판까지 달리면 앞 사람 머리치기 딱 좋은 구조라 별로였다. 진짜 별로. 왕 별로.
저 장애인석은 보행 가능한 장애인한테나 편할 듯 한데, 이걸로 컴플레인 걸면 있는 장애인석마저 없애버릴까봐 컴플레인까지는 참았다. 어휴.
PLAY IN THE BOX
사실 상영관 들어가기 전에 갔던 곳인데, ㅋㅋ 상영관 얘기부터 해야할 것 같아서 이걸 뒤로 좀 미뤘다. PLAY IN THE BOX는 대체로 POP MART 상품을 갖추었고, 부분적으로 다른 것들도 좀 있었다.
매장은 넓어서 휠체어로 돌아보기는 편하다.
카드 되는 가챠가 있어서 신기해서 좀 구경했는데 예전에 디두가 귀엽다고 했던 상어냥이 있어서...! 찍어뒀다. 그리고 지나가는데 헉 커비!! 커비가!!!!
내가 좋아하는 스윙 커비 시리즈 1, 2가 다 있어서 넘 반가웠고, 다른 피규어도 퀄리티가 좋아서 완전 반해버림. 그래서 나도 하나 질렀지요.
미니 커비 인형인데... 너무 앙증맞지 않습니까? 만천원이라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구매했는데 아 너무 귀여워...♡
삼성역에서 집으로 가는 길. god 광고판이 뙇. 사실 갈 때도 보긴 했는데 그땐 사람이 많아서 사진 못찍었다가, 오는 길에 찍었다. 냐하하. 우리 오빠들 여전히 멋있으셔.
지난 추석에 god 콘서트를 KBS에서 방영해준 덕에 울 아부지, 어무니와 나란히 소파에 앉아서 신나게 본 기억이 난다. god 콘서트도 두어번 갔었는데 정말 재밌었던 기억. 내년엔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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